포플러의 소소한 흔들림

관찰의 인문학(독서통신 33)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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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의 인문학(독서통신 33)

포플러처럼 2020. 2. 27. 18:19

2020.2.24.(월), 관찰의 인문학, 알렉산드라 호로비츠 지음, 박다솜 옮김, SEEDPAPER.




어렸을 때 이런 기억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친구들과 길을 가는데, 앞장 서 걷는 나는 그냥 지나쳤는데,

뒤에 오던 친구가 100원짜리 동전을 발견하고 줍는 경우.

나는 이런 경험을 몇번 했었는데,

최근에는 산행하면서 친구는 풀숲에 숨어 핀 작은 꽃을 잘 발견하는데,

나는 번번이 그냥 지나쳤던 기억이 있다.

그럴때마다 나는 자신이 관찰력이 부족하고 조금은 아둔하게 느껴졌었다.

그래서 선택한 책. <관찰의 인문학>.

이 책의 부제는 <같은 길을 걸어도 다른 세상을 보는 법>이다.

정말 그렇다.

친구들과 여행을 다녀와서 이야기 하다보면 꼭 나는 보지 못했던 것을 본 친구가 있다.

또 조금 전 나와 이야기 나누었던 사람이 어떤 옷을 입었었는지, 안경을 썼는지,

사실 기억나지 않을 때가 많다.


이 책의 저자 알렉산드라 호로비츠는 뉴욕의 길거리를

지질학자, 일러스트레이터, 의사, 시각장애인, 아기, 곤충박사, 음향엔지니어,

야생동물연구가, 타이포그라퍼, 도시사회학자, 반려견과 각각 열한번을 산책한다.

그 때마다 다른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데,

그것은 진정 본다는 것의 의미를 깨닫게 해준다.


내가 이 책을 읽고 느낀 건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과 일맥 통한다.

저자가 지질학자, 야생동물연구가, 곤충박사 등과 걸으면서,

그녀도 인지과학자임에도 알지 못했던 분야를 알게되면서

새롭게 거리에서 발견한 풍화작용을 거친 암석의 시간들,

암석에 새겨진 생명체들의 흔적,

잎사귀 뒷면에서 발견한 곤충의 흔적들,

사람들의 걸음걸이에서 그들이 살아온 흔적과 질병들,

간판에서 발견한 지나간 시간의 역사 등.

알아야 보이게 되는 것들이다.

두번째는 "집중"이다.

나는 매번 걸을 때 발앞 보다는

먼 산, 하늘, 나무를 쳐다보며 걸었기 때문에

발밑에 핀 꽃은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대신 바람을 느끼고 냄새 맡는 걸 좋아한다.

그러나 같이 산행한 친구는 야생화를 좋아해서 열심히 살폈던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아는 것을 더 잘 보게되고

집중해야 보게된다.

우리 뇌는 그렇게 작용한다.

많은 상황과 세상 속에서

우리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만

보고싶은 것만 보게된다.


어쨌든 나도 좀 더 세심하게 보고 느끼고 싶어서 이 책을 읽었다.

이제 우리 동네를 산책하거나 산행할 때,

좀 더 집중해서 보고 걸으며,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능력을 가져보고 싶다.

그래서 우리 주변의 작고 소소하지만

아름답고 의미있는 것들을 많이 느끼고 사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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