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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이유(독서통신 22)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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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이유(독서통신 22)

포플러처럼 2019. 8. 27. 18:06

2019.8.26.(월), 여행의 이유, 김영하 산문, 문학동네


나는 작가 김영하를 좋아한다.

그 이유는 그가 박학다식하다고 느끼고 언어의 맛을 살린다는 점 때문이다.

어쩌면 작가이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지만 말이다.

그러나 생각해보니 그의 작품은 많이 읽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좋아하는 이유는

내가 세번이나 읽었지만 마지막에 읽었을 때 감동을 느꼈던 "위대한 개츠비" 때문이다.

그 소설을 전에 읽었을 때는 영 감동이 없었다.

그런데 몇년 전 김영하 작가가 번역한 작품을 읽었을 때

그 소설의 매력을 재발견 할 수 있었다.

또한 내가 "알쓸신잡"이라는 TV프로를 즐겨봤었는데,

거기에서 김영하 작가를 재발견했다.

그는 정말 박학다식해 보였다.

이 책 "여행의 이유"에도 당시 방송에 대하여 언급되고 있다.

어쨌든 김영하 작가와 나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책과 여행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물론 나는 다른 일을 생계로 삼고 있지만,

그리고 김영하 작가만큼 많은 여행을 하지 못했지만 말이다.

그리고 또 하나, 김영하 작가와 나는 동갑이다. ㅎㅎㅎ

 

처음 이 책을 받았을 때는 책이 너무 아담해서 그냥 가볍게 읽겠구나 생각했다.

하지만 점점 빠져들었다.

오래 살아온 집에는 상처가 있다고 했다.

지워지지 않는 벽지의 얼룩처럼 온갖 고민과 고통, 상처가 너덜너덜해질 때면 나는 어딘가로 떠나고 싶어진다.

그렇게 떠나서 여행의 낯선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정신이 팔려있는 동안

과거의 후회와 미련, 미래에 대한 불안과 걱정은 잊혀진다.

그렇게 현재에 몰입할 수 있는 여행이 나는 좋다.

인생은 어디에선가 오고, 여러가지 일을 겪고, 결국은 떠나는 것이라고 인류는 오래전부터 생각했다.

인간은 그렇게 지구라는 행성을 여행하는 것이다.

작가는 아폴로 8호에서 보내온 사진으로 설명했다.

나는 그 부분을 읽으며 고갱의 그림을 떠올렸다. "우리는 어디서 왔으며 누구이고 어디로 가는가".

"오디세이아" 이야기도 새롭게 여행자의 눈으로 해석했다. 신선했다.

마사이족 이야기도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을 돌아보게 한다.

우리가 일상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안정과 익숙함을 버리고 나면 남는 것은 무엇일까.

여행과 다를 바 없다. 그것은 항구적인 여행 상태가 되는 것이다.

 

내가 여행을 하면서도 막연하고 정리되지 않았던 여행하고 싶었던 이유를

작가가 나를 대신해서 선명하게 설명해준 느낌이다.

나는 무릎을 치며 공감했고 즐겁게 읽었다. 그래서 작가인가보다.

앞으로의 나의 여행은  이 책 "여행의 이유"를 읽기 전과는 다른 여행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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