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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플러의 소소한 흔들림
2020. 11. 1. 일, 청평사 다녀오는 길에 점심을 먹은 테마카페 "맘인더가든" 브런치를 주메뉴로 하고 도자기 체험을 하는 테마카페인데 낡은 집을 보수하여 실내를 아기자기하게 꾸미고 크로와상과 샐러드, 커피를 맛있게 하는 예쁜 카페로 운영하는 집이었다. 촉촉히 내리는 비에 야외에서 먹는 경험은 할 수 없었지만 몇발자국만 걸어나오면 논들이 펼쳐지고 경운기와 트렉터가 오가는 좁은 길과 가끔은 소똥냄새가 나는 시골 한가운데 위치한 시골집에서 유럽풍의 운치 있는 브런치를 먹었다.
2020.11.1. 일, 청평사 스무살 즈음, 청평사에 갔었다. 그때 나는 첫사랑의 감정에 휩싸여 있었다.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삼십여년이 흘러 다시 청평사에 갔다. 첫사랑의 감정처럼 일렁이던 소양댐은 저수량이 많이 줄어 선착장은 저만치 아래에 있었다. 배에서 내려 소슬한 골짜기를 걸어서 오르던 때 스무살 내 볼에 스치던 바람은 묵직한 낙엽 냄새로 바뀌어 촉촉히 내리는 가을비에 젖어들고 있었다. 나이가 들어 첫사랑에 대한 설렘은 사라졌지만 마음 깊이 접어두었던 추억을 돌아보는 것은 내 삶에 온기를 준다. 내 푸르른 청춘을 속절없이 낭비해 버렸지만 돌아 볼 추억마저 없었다면 지나간 시간이 더 아쉬웠을 것만 같다. 비에 젖은 단풍은 내 스무살 연두빛 설렘을 태우고 더 깊고 넓어진 연륜과 너그러..
2020. 10. 31. 토, 운봉산 사무실 가을 산행으로 운봉산에 올랐다. 산행 코스는 운봉리 용천사입구에서 운봉산 정상(285m), 머리바위, 미륵암으로 하산했다. 계단이 높아 보폭에 맞지않아 오르는데 불편하지만 그리 힘든 코스는 아니었다. 목백합나무(튤립나무)의 짙은 주황 속에 늦가을이 스며있었다.
2020. 10. 25. 일, 성인대 단풍 산행 대기가 맑고 깨끗해서 단풍 산행하기 좋은 날이다. 단풍이 예뻐서 신나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출발~~~~ 그러나 사람이 너무 많아, 이번에는 거꾸로 산행. 정상에 오르니 시야는 맑으나 서 있기조차 힘들정도로 바람이 세다. 커다란 소나무조차 흔들리는 센 바람 정상에서는 울산바위와, 바위에 담긴 웅덩이 속 하늘을 담아오고 싶었으나 가까이 갈 수 조차 없을 정도로 미시령에서 넘어오는 바람이 세찼다. 내려오는 길은 또다른 고통이 동반했다. 왼쪽 무릎이 너무 시큰거린다. 무릎은 산행을 가지말라고 노화했으나 마음은 미처 철이 들지 않아 단풍 좋은 가을날을 참지 못하고 산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