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플러의 소소한 흔들림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본문
2017.12.7.(목),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The Course of Love), 알랭드 보통, 김한영 옮김, (주)은행나무
아침 출근 길, 엄마 전화를 받았다.
큰 이모가 돌아가셨다는 슬픈 소식이다.
슬픈 소식일까.....
죽음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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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복잡하고 섬세하게 합쳐진 단지 잠깐 동안 생명 활동을 하는 세포와 조직들의 집합체다.
한 번 호되게 충돌하거나 추락하기만 하면 다시 무생물이 된다.
그의 진지한 계획들은 모두 모세관으로 이루어진 망가지기 쉬운 그물망을 통해 뇌로 꾸준히 흐르는 혈류 덕분이다.
이 중 어느 하나가 작은 고장이라도 나면 이제 막 인생에 대해 미약하게나마 깨달은 바는 즉시 소멸된다.
그는 우주의 영원함 속에서 아주 짧은 시간 동안 엔트로피를 거부하기로 결정한 우연히 결집된 원자 무리이다.
문득 자신의 장기 어느 곳이 가장 먼저 망가질지 궁금해진다.
그는 스스로를 세계와 혼동하게 만든 방문객에 불과하다.
과거에 에든버러 시나 나무나 책처럼 자신을 지속적인 것이라 생각한 그는 그림자나 소리에 더 가깝다.
또한 그는 죽음이 아주 끔찍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를 구성하는 요소들이 다시 분배되어 원래 자리로 되돌아갈 뿐이라고, 오래 전에 시작된 생명은 이내 -그가 짐작하는 어느 순간에- 그를 놓아주고 다른 이들에게 기회를 줄 것이다.
------------------------------------- P 275 중에서 -----------------------------------------------------------
그(라비)와 그녀(커스틴)가 만나서
연애를 하고 사랑에 빠지고
청혼을 하고 결혼을 하고
별 것 아닌 것들로 토라지고 다투고
아이를 낳고
바람을 피우고
이혼을 생각하고
화해 또는 회피를 하며
성숙하고
인생을 알아가는 이야기.
아주 평범한 이야기를 하는데
사이사이에 다른 서체로 작가의 생각과 철학이 가미되어
나의 결혼생활을 비추어볼 수 있게 해주는 소설이었다.
그래서 나는 이 작가를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