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플러의 소소한 흔들림

공터에서(독서통신5) 본문

♣ BOOKS

공터에서(독서통신5)

포플러처럼 2017. 12. 21. 13:21

2017.12.17.(일), 공터에서, 김훈, 해냄.


그의 작품, 자전거 여행, 칼의 노래를 읽고

세번째 그의 작품을 읽었다.

꾸며 주는 단어가 제거된 그의 문체는 간결하고 건조하게 가슴에 박힌다.

살아가는 일이 눈물겨운 인간이지만

특히 우리나라 일제시대와 6.25전쟁을 거친 부모님 세대는

삶이 버거운 시기였다.


세상에 무방비로 던져져서

먹을 거리와 안전을 해결해야 하는 하루하루를 살았던 시대에

땅에 발을 딛고 살지만

정착할 곳 하나 없는

마동수와 마장세, 마차세의 삶을 이야기한다.

오장춘과 하춘파도 마찬가지이다.

거기에 이도순과 박상희도 뿌리내리지 못함은 같다.


마동수가 죽음을 맞이하는 부분의 묘사는

소설을 읽는 사람을 마음 졸이게 한다.

마동수의 혼백이 물이랑 건너편과 이편을 넘나들며

죽음을 혼자 감당해야 하는 장면은

원초적인 외로움을 짐작하게 한다.


전반적으로 작가는

마동수와 마차세, 누니가 태어날 때까지

정착하지 못하고

땅위를 바람이 부는 대로 밀려다니는 낙엽처럼

이리저리 내몰리며 살아가는 눈물겨운 우리의 삶을

소설의 주요 플롯으로 삼았다.

아쉬운 건, 남성 중심의 시각 때문에

그 시대를 살았던 여성의 고통은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도순이 치매에 걸릴만큼 힘들고 눈물겨웠던 시간과

흥남부두에서 남편과 딸을 잃은 고통을

어떻게 견뎌야 했는지는 서술되지 않았다.

물론 작가가 남자이고

그 부분은 소설의 플롯이 아니었지만

나는 좀 아쉽다.


 















'♣ BOOKS'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  (0) 2017.12.28
종의 기원  (0) 2017.12.26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0) 2017.12.14
말의 품격  (0) 2017.11.27
7년의 밤  (0) 2017.11.24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