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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독서통신 104)

포플러처럼 2025. 1. 8. 17:53

2025. 1. 8. 수,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패트릭 브링리 지음, 김희정,조현주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이 책의 저자는 뉴욕 한가운데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보이는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뉴요커>의 직원으로,

꿈이 야무진 청년이었으나,

자신의 결혼식이 있어야 하는 날이 형의 장례식이 되고 말자,

다니던 회사인 <뉴요커>를 그만두고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으로 지원하게 된다.

어린시절부터 믿고 의지해온 멋진 형이 암으로 짧은 생을 마감하게 되자,

절망에 빠진 저자는 그렇게 한동안은 고요하게 서 있고 싶었다고 한다.

그렇게 고요히 서서 자신의 내면의 절망과 슬픔을 바라보다가,

점점 미술관을 찾아오는 사람들을 바라보게 되고,

또 미술관에 전시되어 있는 작품들을 감상하게 되면서

가끔은 작품 앞에서 방황하는 사람들의 대화와 상황에 끼어들어 설명도 하게 된다.

저자는 사람들이 예술에서 배우기 보다는 예술을 배우려한다고 말했다.

작품 자체를 보고 느끼면 되는 것을, 요약해서 설명해야 할 것 같은 지식을 배우려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바로 지금 이 순간 작품을 바라보지만,

그 작품은 오래 전에 만들어진 것이므로 과거와 조우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집트관에 전시되어 있는 핫셉수트 조각상은

이집트인들이 믿었던 사후 세계인 제트세계의 여왕의 존재 확립을 위한 장치였지만

우리는 현재 예술품으로 감상하며 이집트인들의 솜씨와 예술성에 감탄하게 된다.

또 저자는 15세기 이탈리아 수사 프라 안젤리코의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를 보며

형을 잃은 상실감과 고통을 치유받는 경험을 했다고 한다.

그렇게 10년동안 고요히 서서 관람하는 사람들과 전시된 작품들을 바라보며 점차 고통과 슬픔에서 빠져나오게 되고,

새로운 일을 찾게 된다.

그렇게 그동안 사귄 친구들과 작품들과 헤어져 여행 가이드로 새로운을 일을 하며,

아내와 두 아이와 건강한 삶을 살아간다.

 

너무 큰 슬픔과 고통이 찾아왔을 때

견디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나를 아는 사람이 없는 곳에서 고요히 서서 나의 깊은 슬픔을 들여다보면

그것을 이기는 방법도 알게되겠지만

필요한 만큼의 시간이 흐르면 강물이 흘러가듯이 슬픔도 흘러가서

바깥을 바라볼 여유도 생길 것이다.

저자는 그런 시간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만큼의 시간이 10여년이었고

그는 이제 여행 가이드 일을 하며

새로운, 아니 본래의 삶의 궤도로 돌아온 것이다.

 

2023년 발간된 이 책은 1년만에 20만부가 판매되었고

20만부 판매 기념 양장본을 발매하게 되었는데

나는 그 양장본을 읽게 되었다.

부록으로 QR코드를 읽으면, 작품에 나오는 그림들을 감상할 수 있고,

이 책만의 홈페이지에서도 그림들을 감상 할 수 있다.

나도 그렇게 그림들을 찾아서 감상하며 이 책을 읽었다.

 

다는 아니고 일부만 여기에 남겨본다.

 

톨레도 풍경(엘 그레코)
성좌에 앉은 성모자와 성인들(라파엘로)
성모와 성자(두초)
곡물 수확(피터르 브뤼헐)
성모와 성자(베를린기에로)
티브루치오 페레스의 초상화(프란시스코 데 고야)
마리아 테레사의 초상화(디에고 벨라스케스)
젊은 여성 습작(요하네스 페르메이르)
잠든 하녀(요하네스 페르메이르)
남자의 초상(티치아노)

 

비너스와 아도니스(티치아노 베첼리오)
십자가에 못박힌 예수(베르나르도 다디)
검은 방울새의 성모(라파엘로)
다이애나
예수의 탄생과 경배(니콜로 디 피에트로 제리니)
피에타
덴두르 신전
델라웨어강을 건너는 워싱턴
마스타바 양식의 페르네브 무덤
양면 석기 혹은 손도끼
노 젓는 여객선 모형(메케르트 무덤 출토)
비서들이 있는 곡물 창고 모형(메케르트 무덤 출토)
현관과 정원 모형(메케르트 무덤 출토)
제빵소와 양조장 모형(메케르트 무덤 출토)
핫셉수트 좌상
무릎을 꿇은 핫셉수트 조각상
헤즈푸의 아들, 우호테프 미라
네르티스의 장기 보관 항아리
덴두르 사원의 부조
덴두르 사원의 부조

 

수색평원도(북송시대 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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