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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독서통신 92)

포플러처럼 2023. 11. 9. 12:20

2023. 11. 6. 월, 문과남자의 과학 공부, 유시민 지음, 돌베개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나는 무엇이고 왜 존재하며 어디로 가는가?)

 

나는 유시민 작가의 책을 좋아한다.

그의 직설적이면서도 확신이 들어있는 듯한 글투가 좋다,

그래서 그의 책을 여러권 읽었지만, 역사, 여행, 글쓰기 등의 주제 모두 인문학 관련 책이었다.

나 또한 문과생이어서 그의 책을 읽는 데 어려움이 없었지만,

작가의 말처럼 인문학 책, 주로 소설, 시, 여행 에세이, 자기계발서 등을 읽어도

나는 누구인가, 어디서 왔는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환한 답을 찾거나 길이 보인 적은 없었다.

아마도 그게 인문학의 한계인 것 같다.

 

그런데 작가의 말처럼 과학을 공부하면 그런 질문들에 조금은 더 환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도 같다.

하지만 문과생인 나에게 방정식, 함수, 미적분 등의 수학과

물리학, 화학, 생물학 등의 과학은 너무나 어렵고 가까이 다가설 수 없는 영역이었다.

 

인문학이든 사회생물학이든

물질로 되어 있는 우리의 몸에 영혼이 깃들어 있다면 어디에 어떤 모습으로 있는지를 알고 싶었고,

나는 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가는지를 알기 위해 약간의 과학에 가까운 책을 몇권 읽기는 했다.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 올리버 색스의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 였다.
그 책들에서 얻은 답은 우리 뇌는 전기적 작용과 화학적 작용으로 작동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유전자는 의도되지 않은 자연선택으로 전달된다는 것이었다.

이런 생각들을 하던 나에게 나보다 지적인 유시민 작가가 좀 더 깊이 있게 정리해서

문과생인 나도 이해할 수 있게 써 주셔서 감사한 마음이 든다.

 

과학을 공부함으로써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를 인식할 수 있고

(예를 들어, 우리 머릿 속의 뇌, 현미경으로 보는 세포, 미생물 등, 망원경으로 보는 우주, 별, 달, 태양 등),

그럼으로써 우리의 존재가 어디에 어떻게 위치하고 있는지를 알게 되는 것은 과학의 힘이고,

그것은 인문학에 크게 영향을 미치게 되고 영장류 중 최고라고 생각하는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할 지를 깨닫게 해준다.

 

작가는 <원더풀 사이언스>에서 다음과 같은 구절을 인용했다.

"과학은 단순히 사실의 집합이 아니다.

과학은 마음의 상태다.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이며, 본질을 드러내지 않는 실체를 마주하는 방법이다."


그래서 과학 공부를 하고 싶게 하고, 이 책을 읽을 이유를 깨닫게 해 준다.
이 책은 문과생인 나에게 기본적인 과학 개념을 이해하고

과학을 통해 인문학적인 질문에 부족하지만 답을 찾을 수 있게 해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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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작가의 요약>   p 229~232

 

모든 것은 한점에서 출발했다.

138억 년쯤 전에 밀도와 온도가 매우 높은 한 점이 폭발하면서 우주가 탄생했다.

빅뱅이다.

빅뱅이 일어난 시점을 어떻게 알아냈는가?

모든 천체가 서로 멀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그 속도를 역산했다.

우주 전역에 존재하는 주파수 약 160기가헤르츠의 전자기파가 그 증거다.

 

빅뱅 직후 양성자와 중성자를 비롯한 입자가 생겼다.

그 입자들이 높은 온도와 압력을 받아서 주기율표 첫 주기의 수소와 헬륨이 되었다.

우주가 팽창하면서 온도가 떨어진 탓에 헬륨보다 무거운 원소는합성하지 못했다.

빅뱅 때 만들어진 가스와 먼지가 중력으로 뭉쳐 별이 되었고,

별에서 원자번호 3번 다음의 원소들이 태어났다.

질량이 큰 별일수록 온도와 압력이 높았다.

태양보다 수십 배 무거운 별들은 수백만 년 동안 수소를 융합해 헬륨을 생산하다가

수소가 소진되어 온도가 내려가자 중심부를 향해 수축했다.  

그로 인해 중심부 온도가 상승하자 헬륨 핵을 융합해 탄소를 제조했다.

헬륨이 소진된 뒤 중력으로 더 수축했고 더 높은 온도에서 더 무거운 원소의 핵을 융합했다.

나트륨, 네온, 마그네슘, 황, 실리콘이 차례로 생겼다.

마지막 생산물은 양성자 26개와 중성자 30개를 가진 원자번호 26번 철(Fe)이었다.

별은 남은 원자핵을 모두 태워 철을 합성하고 폭발해 '스타의 일생'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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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은 젊은 별이다.

빅뱅 이후 90억 년도 더 지나서 태어났다.

태양이 보내는 온기 덕에 지구는 생명의 행성이 되었다.

태양은 45억년을 살았고 그보다 조금 긴 생애를 앞두고 있다.

빅뱅과 초신성 폭발, 중성자별 충돌 등으로 뿌려진 물질이 우주 구름으로 회전하다가

중력으로 뭉쳐 수소 행융합을 시작했다는 점에서

태양은 다른 별과 다르지 않다.

우주 구름이 뭉쳐 태양이 될 때 떨어져 나간 물질 가운데

수소, 헬륨, 메탄, 암모니아처럼 가벼운 것은 멀리서 모여

가스형 행성인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이 되었다.

철, 니켈, 알루미늄처럼 무거운 원소들은 태양 가까운 곳에서

바위형 행성인 수성, 금성, 지구, 화성을 만들었다.

 

지구는 중력 수축으로 중심부가 뜨거워졌지만 핵융합을 할 만큼은 아니었다.

형성 초기에는 큰 행성과 부딪친 충격으로 자전축이 공전 면에 대해 약 23.5도 가울어져

사계절이 생겼고, 떨어져 나간 물질은 달이 되었다.

수억 년 동안 유성이 비처럼 쏟아져 물이 끓었다 식기를 되풀이했다.

유성우가 그쳐 바다가 어느 정도 안정 상태에 들어가자 최초의 생명이 출현했고,

이후 35억년이 지나 호모 사피엔스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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