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플러의 소소한 흔들림
세계사를 바꾼 12가지 신소재 본문
2023. 8.10. 목,
세계사를 바꾼 12가지 신소재, 사토 겐타로 지음, 송은애 옮김, 북라이프
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무겁고 느리게 휩쓸고 지나가는 밤.
오래 전 읽다 만 책을 마저 읽었다.
아마도 <세계사를 바꾼 10가지 약>을 읽고
이 책을 사 두었었던 것 같다.
인류가 추워서 나무로 집을 짓고
음식을 담기 위해 흙을 구워 그릇을 만들고 하던 시절부터
소재는 인류와 밀접했다.
1. 인류사를 움직인 찬란한 빛, 금(원자번호 79, Au),
아름다운 광택과 희소성으로 고대부터 현대까지 사람들을 매료시킨 금.
기원전 7세기 소아시아 서부의 리디아 왕국에서 처음으로 금화로 사용되었는데
원료는 팍톨로스강에서 채집한 사금이라고 한다.
인류가 처음 임시로 가치를 부여하기 위해 선택한 재료 금
금을 선택한 이유는?
작가는
인류가 어둠을 두려워해 모닥불이나 아침해를 희망의 빛으로 여긴 것처럼
반짝이는 금은 유전자에 새겨져
본능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것 같다고 한다.
2. 만년을 견딘 재료, 도자기
인류 최초의 발명품은 그릇, 토기
안전한 식생활을 가져온 터닝포인트.
점토는 햇빛에 말리기만 하면 형태를 유지하지만
구웠을 때 더 단단해지는 이유는
높은 열로 화학반응이 일어남으로써 원자끼리 서로 연결되어 새로운 결합을 만들어내기 때문.
점토는 각종 광물의 미세한 결정이 한데 모인 것으로
규소, 알루미늄 같은 플러스 전하를 띠기 쉬운 원자와
마이너스 전하를 띠기 쉬운 산소 등이
교대로 결집해 정글짐처럼 견고한 네트워크를 형성한 것
점토를 저온에서 구워 만든 질그릇
수플이 무성했던 메소포타미아 지역이 사막으로 변한 원인은
건축 재료나 벽돌 제조를 위해 레바논 삼나무(백향목)를 벌채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질그릇에 유약을 발라 구우면 기능 더욱 향상
즉 처음에는 돌가루, 재 등을 발랐는데
나무를 태웠을 때 나오는 재는 포타슘 등의 알칼리 성분을 포함한다.
이 성분이 규소나 산소의 결합 사이에 들어가 결합을 일단 끊어 표면을 녹이는 데
이것이 식으면 유리질이 된다.
이렇게 도자기가 탄생.
도기는 점토를 주원료로 하며, 비교적 저온인 800~1,250도 정도에서 굽는다.
도기는 빛이 통과하지 않고 옅은 갈색 등을 띤다.
두껍고 금이 잘 가지 않으며, 두드렸을 때 둔탁한 소리가 난다.
뚜꺼운 찻잔이나 뚝배기 등
자기는 하얗고 매끄러우며 단단하다.
두드렸을 때 금속처럼 청아한 소리가 나고
빛은 통과하지만 물은 통과하지 않는다.
자기의 발달은 현대의 파인 세라믹으로.
3. 동물이 만든 최초의 걸작, 콜라겐
인간은 왜 여행을 떠날까?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새로운 것과 만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 아닐까?
추위로부터 인류를 구한 털가죽
가죽을 부드럽게 하는 무두질
가죽을 구성하는 단백질
단백질은 20종류의 아미노산이 일정한 배열로 길게 연결되어 있는데
콜라겐은 기다란 사슬 세 가닥이 하나로 꼬인 삼중 나선 구조의 긴 섬유로
단백질이 대부분 세포 내에서 작용하는데
콜라겐은 세포 밖에서 작용한다.
콜라겐은 프롤린이나 라이신이란 아미노산에 여분의 하이드록시기(산소와 수소로 구성된 원자 그룹)가
한개 붙은 아미노산이다.
인류의 행동반경을 넓히고 인류의 능력을 확장해준 콜라겐이라는 재료는
이제 인류의 수명을 늘리려 하고 있다.
식물이 만들어 낸 최고의 재료가 셀룰로스라면
동물이 만들어낸 최고의 재료는 콜라겐이다.
4. 문명을 이룩한 철(원자번호 26, Fe)
기원전 15세기경 소아시아에서 일어난 히타이트인이 처음으로 철을 사용.
지구 표면에 존재하는 원소의 비율을 나타내는 클라크 수에서
철은 4.7로 4위이다.
클라크수는 지각과 해수, 즉 인류가 볼 수 있는 범위만을 대상으로 한다.
실제로는 지구의 내핵과 외핵에 철이 대량으로 포함되어 있다.
지구 전체 무게의 30%가 철이다.
우리 몸과 수많은 물질을 구성하는 탄소, 산소, 철은 별 속에 왔다.
고온의 행성 내부에서 원자핵의 융합이 일어나는데
가장 작은 원소인 수소끼리 융압해 두번째로 작은 원소인 헬륨이 생긴다.
무거운 원소끼리 융합해 더 무거운 원소를 만드는데
어느 정도를 넘으면 원자핵이 불안정해지므로 더는 합성되지 않는 지점이 있다.
이 지점이 철이다.
양성자 26개, 중성자 30개가 모여 이루어진 철의 원자핵은 안정적이며
이보다 작거나 크면 불안정해진다.
5. 문화를 전파한 대중매체의 왕, 종이(셀룰로스)
식물 섬유가 강하고 질긴 이유는 셀룰로스와 리그닌이라는 물질 때문.
종이를 발명한 사람은 중국 후한시대(25~220) 채륜
셀룰로스는 포도당이 여러 개 연결된 화합물.
고구려 승려 담징은 610년에 일본에서 종이를 만들었다.
6. 다채로운 얼굴을 가진 천생 배우, 탄산칼슘
분필, 치약, 지우개 같은 생필품부터
이스트, 햄과 소시지, 과자 같은 식품,
그리고 시멘트와 대리석 같은 건축재까지
탄산칼슘은 다채로운 얼굴을 가진 재료다.
탄산칼슘의 원료는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이고
이산화탄소는 물에 쉽게녹아 바다에 흡수되어 탄산이 되고
바닷물에 풍부한 칼슘이온과 만나 불용성 탄산칼슘이 되어 가라앉는다.
이산화탄소는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가스로
태양열을 대기 안에 가두어 지구 온도를 높이는데
해저 화산에서 분출된 칼슘과 바닷물에 녹은 이산화탄소가 결합해 해저에 쌓이는 반응이 일어남으로써
대기 속 이산화탄소가 감소했고 기온도 점차 내려갔다.
지구가 금성처럼 뜨거운 행정이 되지 않은 것은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를 가두어 준 탄산칼슘 덕분이다.
탄산칼슘이 만드는 최고의 보석, 진주
7. 제국을 자아낸 재료 비단(피브로인)
비단은 누이고치에서 뽑아낸 실로 짠다.
이때 누에고치 한마리가 토해 내는 실은 무려 1,500m에 달한다고 한다.
누에고치를 뜨거운 물에 삶아서 실을 감아내면 생사가 된다.
생사를 잿물 등의 알칼리성 물질과 함께 삶으면 새하얗고 매끄러운 명주실이 된다.
비단의 주성분은 피브로인이라는 이름의 단백질이다.
누에의 체내에서 걸쭉한 액체 상태인 피브로인은
누에가 입으로 토해낼 때 가늘고 길게 당겨져서 베타 시트 등이 풍부한 구조로 변한다고 추측된다.
8. 세계를 축소한 물질, 고무(폴리아이소프렌)
고무가 발견되지 않았다면 호날두는 탄생할 수 없었다.
타이어가 개발되지 않았다면 미국은 세계 제일의 강대국이 될 수 없었다.
근대적 축구는 1863년 10월 26일 런던에서 탄생했다.
축구, 골프, 테니스, 야구 등 구기 종목은 고무 기술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천연고무는 미세한 고무 입자가 섞인 희고 걸쭉한 상태의 수액(라텍스)을 공기 중에서 굳힌 것이다.
라텍스를 만드는 식물에는 몇가지가 있는데, 민들레도 그 중 하나다.
멕시코에는 사포달라란 나무가 있어 주민들은 사포달라 수액에서 얻은 '치클(chicle)'을 씹는 습관이 있었다.
이것이 껌의 기원이다.
라텍스 공급원으로 가장 뛰어난 식물은 고무나무다.
고무는 탄소와 수소로 이루어져 있고, 그 비율은 5:8이고,
고무는 아이소프렌이란 분자가 길게 일직선으로 연결된 구조로
폴리아이소프렌이라고 알려져있다.
미국의 발명가 찰스 굿이어는 실험 끝에
고무에 유황을 섞어 가열하면 내열성이 생긴다는 것을 발견하고
즉시 특허를 내고 1842년 고무공장을 세웠다.
그는 성공의 빛을 보지 못하고 죽었지만
지금 유명 타이어회사는 그의 이름을 따서 굿이어라는 회사가 되었다.
9. 혁신을 가속한 재료, 자석
쇳조각을 끌어당기는 광물에서
대항해시대를 이끈 주역으로
인간의 기억력을 무한대로 증폭시킨 전자기기의 부품까지
자석의 변신은 화려하다.
고대 중국의 4대 발명품, 자석, 제지법, 인쇄술, 화약
나침반의 약점 편각
자석이 가리키는 북쪽(자북)과 진짜 북쪽(진북) 사이의 오차를 편각이라 하는데
약 7도 정도 차이가 난다.
길버트의 <자석론>에 따르면,
지구가 자기를 띠는 이유는
지구의 내핵에서 녹은 철 등이 자전의 영향을 받으며
열대류 함으로써 전류를 발생시키고
이 전류가 자기장을 만들어내기 때문이고
자기극이 시대에 따라 이동하는 까닭은
이 액체 상태의 철이 다양한 형태로 움직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구는 태양풍과 은하 우주선 같은 플라즈마 입자에 노출되는데
지구자기는 입자들의 진로에 영향을 주어 입자들을 튕겨내고
튕겨나간 입자는 북극이나 남극에서 대기 분자와 충돌해 빛을 내는데
이것이 오로라다.
그런데 지구자기가 없다면 지구는 플라즈마 입자의 폭격을 받게되어
생명활동에 지장이 있다는 것이다.
윌리엄 길버트는 전기를 의미하는 일렉트릭시티(electricity)란 단어를 만든 인물 중 한명이다.
그 어원은 그리스어 '호박(electron)'으로
호박을 문질렀을 때 마찰 전기로 인해 표면에 물체가 달라붙는 현상에서 유래했다.
전기와 전자, 나아가 물리학으로 발전 연구자
19세기 영국 출신 천재 과학자, 마이클 패러데이와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
자석이 음악산업을 흔들다.
인간의 기억을 대체할 물질
세렌디피티(우연에 의한 발견)의 결과로 자석의 발견
10. 가벼운 금속의 기적, 알루미늄
차량에 혁명을 가져온 재료가 고무라면
항공기 시대를 연 재료는 알루미늄이다.
가볍고 튼튼하고 녹슬지 않는 금속이 발견되자
인류는 급속도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알루미늄의 비중은 2.70으로, 철(7.87)과 구리(8.94)의 약 3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강도는 철이나 구리보다 약간 떨어지지만,
알루미늄을 다른 금속과 섞어 합금을 만들면 상당히 단단해진다.
폴리카보네이트도 그런 예이다.
지구 표면에 많이 존재하는 원소 순서는 산소, 규소, 알루미늄이다.
11. 자유롭게 변화하는 만능 재료, 플라스틱
플라스틱은 자연에 없던 물질이다.
Plastic은 가능성 있는, 유연한 이란 뜻
플라스틱은 고분자 물질(대부분은 합성수지)을 주 원료로 하여,
인공적으로 유용한 형태로 만든 고체다.
플라스틱을 합성수지라고 하는데,
수지는 송진같은 나무 수액을 말려서 얻은 액체인데
인류가 처음 이용한 플라스틱 상태의 화합물이었다.
옻 또한 수지의 한 예다.
옻그릇은 플라스틱의 먼 조상이다.
질산, 황산 등의 합성으로 만들어지는 플라스틱의 종류도 다양하다.
폴리에틸렌, 테플론, 폴리카보네이트 등
12. 무기물 세계의 선두주자, 실리콘
실리콘은 원소의 하나인 규소의 영어 이름이나
반도체 재료를 가리킬 때 실리콘이라고 한다.
규소는 다이아몬드와 결정구조가 같으나
탄소와 규소는 같은 듯 다르다.
탄소는 생명의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원소이다.
인체를 구성하는 단백질과 DNA가 모두 탄소를 중심으로 만들어진다.
우리 몸무게의 20%는 탄소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규소는 생명 세계와 인연이 없다.
규소는 대부분 암석으로 존재한다.
규소는 은빛 광택을 내는 고체로 언뜻 금속처럼 보이지만
금속과 다른 부분도 많으므로 반금속으로 분류한다.
전기를 통과시키는 금속과 전기를 통과시키지 않는 비금속의 중간인
반도체 성질을 지닌다.
반도체는 불순물의 양이나 빛을 쏘이는 방법 등으로
전기를 통과시키는 정도를 조절할 수 있는 물질이다.
순수한 규소 결정에서는 전기가 거의 흐르지 않는다.
불순물로 다른 원소를 아주 조금 섞는 도핑이라는 방법을 통해
전기가 흐르게 할 수 있다.
규소에 붕소를 섞어 마이너스 전하를 띤 전자가 부족한 상태,
즉 전체적으로 플러스 상태인 "P형 반도체(Positive)".
규소보다 전자가 한개 더 많은 인을 섞어 마이너스 전하가 많은 반도체
즉 "N형 반도체(Negative)".
미국 샌프란시스코만 구석에 있는 골짜기, 규소의 골짜기, 실리콘밸리는
반도체의 발전이 이루어진 곳이고
실리콘밸리의 중핵은 스탠퍼드 대학이다.
오늘날 실리콘밸리에는
어도비시스템, 애플, 구글, 휴렛팩커드, 인텔, 페이스북, 오라클,선마이크로시스템스, 야후 등의 본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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