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플러의 소소한 흔들림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독서통신 93) 본문
2023. 11. 25. 토,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최재천, 효형출판
얼마 전 뉴스에서 한강 상류인 소양댐에 블루길, 베스, 브라운송어 등의 나폭한 외래종 물고기가
토종 물고기들을 닥치는대로 잡아 먹어서 물속 생태계가 변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며 우리 인간이 지구상의 다른 종에게는 외래종 물고기와 같은 난폭한 밉상이 아닐까
생각했다.
우리 인간은 마치 지구의 주인이 자신들인 것처럼 마음대로 파해치고, 뚫고, 태우고, 오염시킨다.
하지만 식물, 다음으로 곤충 등이 인간 보다 훨씬 개체수도 많을 뿐더러 더 오래 전부터 지구에서 살아왔다.
지구 나이 46억년 중 아주 짧은 역사를 가진 동물, 그 중에서 인간의 역사는 순간에 불과하다.
그런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 자신들이라고 주장하며 다른 생물들을 괴롭히고 자연을 파괴시키고 있다.
공룡이 살던 시절에도 살고 있었던 잠자리 입장에서 보면,
인간은 어느 날 갑자기 지구에 나타나서 다른 동물들을 해치고 마구 잡아 먹는 블루길, 베스, 브라운송어
같은 존재가 아닐까.
이 책을 읽으며 지구에서 인간의 입지를 다시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인간의 눈과 생각으로 다른 동물들과 곤충들을 얼마나 오해하고 있었는지......
개미와 벌은 인간 사회와 흡사한 사회와 위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
타조는 서열이 높은 암컷이 다른 암컷들에게 자신의 둥지에 알을 낳게 한 다음
많은 알을 품고 보호한다는 것,
정찰벌들이 꿀이 있는 곳의 거리와 방향을 알려줄 때 꼬리춤으로 위치를 알려준다는 것,
흡혈박쥐는 굶고 있는 동료에게 피를 게워서 나누어준다는 것,
고릴라와 침팬치는 동성애를 하고, 갈매기는 양성애도 한다는 것,
고래는 동료가 다치면 돌보거나 아래에서 받쳐주기도 하고
고래잡이배의 그물을 물어뜯는 것으로 방해하거나 친구옆에서 같이 지내기도 한다는 것,
어미의 주검 옆에서 떠나지 않고 숨을 거둔 어린 침팬치,
코끼리들이 길에서 코끼리 뼈를 발견하면 냄새 맡고 굴리며 들고다니는 방식으로 애도한다는 것,
가시고기는 아빠가 자식을 지극 정성으로 키운다는 것,
침팬치 사회에서는 무엇을 아느냐 보다 누구를 아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
즉 수컷을 혼자 잘났어도 권좌를 지키지 못하고 동맹을 맺는다는 것,
아즈텍 여왕개미들은 같은 종의 여왕 또는 다른 종의 여왕 개미들과도 동맹을 맺고 협동한다는 것,
개미들은 개인의 존엄성 보다는 집단의 이익을 우선 한다는 것,
백로들은 어려서부터 둥지에서 서로 밀어 둥지 밖으로 떨어뜨리거나 먹이를 못 먹게 하는 등 생존 경쟁을
한다는 것,
하이에나도 치열하게 서로 경쟁하고 물어죽인다는 것,
말벌 암컷은 송충이나 메뚜기를 잡아 땅굴 속에 묻고 그 몸에 알을 낳고
말벌 애벌레들은 곤충의 살을 먹으면서 성장하는데 말벌 암컷은 곤충을 완전히 죽이는 것이 아니라
신경 부분만 마비시켜서 신선한 먹이를 자식에게 제공한다는 것,
염낭거미는 자신의 몸을 새끼에게 먹여서 성장하게 한다는 것,
몰몬귀뚜라미는 암컷이 먼저 구애한다든 것,
갈매기는 일부일처제로 새끼돌보기와 먹이찾기를 공평하게 반반씩 나눠서 하고
겨울이 되면 남쪽으로 이동했다가 번식기에 다시 돌아오는데
작년의 배우자와 새끼를 잘 키웠으면 같은 짝을 만나고
잘 키우지 못했으면 이혼하고 다른 짝을 찾는다는 것,
가정적인 아빠제비와 눈 높은 엄마제비,
새들의 자식 교육,
개미의 나무심기 등
신비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으며 다른동물들도 인간 못지않은 삶의 방식이 있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이 책은 최재천 교수님이 신문에 연재했던 글들을 모아 2000년에 책으로 내신 후,
2020년에 다시 편집하여 발간하신 건데,
지구에 살고 있는 생명들에 대한 교수님의 시선이 참 따뜻하다.
나도 이 책을 읽고, 인간 우선 또는 위주의 시선이 아닌,
다른 동물들의 시선에서 지구의 생물들을 바라본다면,
인간은 얼마나 난폭하고 두려운 포식자일까 라는 생각을 했다.
환경을 걱정하는 학자들이 생물의 다양성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지구에 인간의 난폭함으로 삶의 터전을 잃거나 멸종을 당하는 종들에 대하여 생각해보고,
많은 다양한 종들과 공존할 수 있는 지구환경을 만들어 가도록
작은 노력을 실천해 나가야 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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