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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OOKS

장미의 이름(상,하)

포플러처럼 2016. 8. 28. 12:16

2016. 8. 27. (토), 장미의 이름, 움베르토 에코, 열린책들, 이윤기 옮김.


올해 2월 출장가는 길에 버스 안에서 본 신문에서

움베르토 에코가 사망했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작가에 관한 기사를 읽으며

그의 작품 "장미의 이름"을 이번에는 꼭 읽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그러고도 한참이 지나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에야

읽게 되었습니다.


그는 유명한 기호학자이자 작가이며.

철학자, 미학자, 언어학자, 역사학자이고

모국어인 이탈리아어 뿐만아니라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독일어, 포르투갈어, 라틴어, 그리스어, 러시아어,

총 9개 언어를 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 작품에서 그가 얼마나 박학한지 알 수 있을 뿐더러

얼마나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이 책에 쏟아부었는지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장미의 이름은 추리소설 성격을 가지고

화자인 아드소와 윌리엄 수도사가

멜크 수도원에

교황측 베네딕트 수도회 사절단과

황제측 프란체스코 수도회 사절단의 중재자로서 가게되어

그곳에서 일어나는 살인사건을 풀어나가는

일주일간의 이야기입니다.


멜크 수도원의 문서 사자실과 장서관을 배경으로 금서를 둘러 싼

의심스러운 여러 인물들의 행적을 추적해 가는 과정에서

나는 원장이나 노수도사가 범인일 것이라는 추측을 했는데

역시 호르헤 노수도사가 범인이었지만

그가 모든 살인자는 아니었습니다.


의도된 연쇄 살인사건이 아니라

진행 과정에서 그렇게 되어버린

약간은 허무하고 맥이 빠지는 결론이었지만

마지막에 많은 장서를 보유하고 있는 권위있던 수도원이 불타버리고

모두 떠나버려 폐허로 변하는 수도원이

역사의 뒤안길로 지워져가는

허무한 결론에

작가의 의도가 있었는지 모릅니다.


제목이 "장미의 이름"인 이유를 작가는 여러차례 질문을 받았고

책 뒷편에 작가가 답한 것처럼

사람들이 가진 소중하고 가치있는 것들도

시간이 지난 후에는 이름만 남고 그 실체는 없는지 모릅니다.

장미라는 아름다움과 가치는

이름만 남을 뿐 그 가치는 사라져(시들어) 버리듯이......





이 소설에 나오는 금서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물론 여러 작품이 합본되어 있다고 나오지만

그 중에서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2편>이 금서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대학시절 강의시간에 읽었던

<시학 1편>은 <비극>에 관한 책이었고

아마도 <시학 2편>은 <희극>에 관한 책이었나봅니다.

이 소설에서 처럼

세상에 마지막 한권이었던 <시학 2편>은 멜크 수도원 장서관에서

그렇게 불타버렸는지 모릅니다.


이 책을 읽으며

카톨릭에 대해서 잘 모르는 나로서는

중세(이 소설의 시대적 배경은 1327년 11월 하순)에

카톨릭의 수많은 종파들의 주장을 통해

르네상스가 오기 전

보편적 가치에 대한 논란과 혼란의 시기를 거쳐야 했음을 알았습니다.


교황중심의 베네딕트 수도원 소속의 원장과 호르헤 수도사 처럼

신에 대한 엄숙한 복종과 질서를

결코 웃음같은 결점은 인정할 수 없는.... 


황제중심의 프란체스코 수도원 소속의 윌리엄 수도사 처럼

신에 대해 복종하되 웃음은 인간의 고유한 특징으로

인간의 삶의 일부분으로 인정하는......


또, 학문과 청빈을 주장하며

많은 토지를 소유한 수도회를 비판하며

대중들의 지지를 받은 도미니크 수도회,


소형제 수도회, 탁발 수도회 등


카톨릭의 분파와 갈등에 대해서

아주 조금 알게되었습니다.



그리고 <시학 2편>이 존재했었다면

웃음에 대해서

중세이전에는 어떻게 생각했었는지

알 수도 있었을텐데....하는 아쉬움이.....


그러면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웃음>이 생각납니다. 

웃음의 기원을 찾아가는 이야기

거기에도 종파에 따라

웃음에 대한 견해는 다르죠.....


아무튼 우리시대 석학이었던

움베르토 에코(Umberto Eco)의 죽음을 신문을 통해 접하면서

담배를 무척이나 좋아했던(꼭 완벽하지만은 않은).....

인간의 학문과 지식 습득의 능력에 대한 증인이 되어 준 그에 대한

감탄과 존경을 느끼며 읽은

소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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