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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의 치명적 농담

포플러처럼 2014. 9. 21. 15:26

 

2014. 9. 21(일)

 

 "붓다의 치명적 농담"     한형조 교수의 금강경 별기別記

 

종교가 무엇이냐고 질문을 받는다면

특별히 종교를 갖고 있지 않다고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어머님을 따라 절에 가기도 하고

여행으로 문화유적지를 가다보면 오래된 절집 구경하기를 좋아합니다.

하지만 종교가 불교라고 말하기에는

믿음이 있는 것도 아니고

불교에 대해 아는 것도 없습니다.

 

주말에 가끔 아는 분이 아이들 교회 보내라고 해서

몇번 보내기도 했고

대학 다닐 때는 친한 친구가 천주교 신자여서

성당 미사도 몇번 따라가 보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부담없이 많이 따라 다닌 곳은 절이 아닌가 합니다.

하지만 불교 경전은 너무 멀기만 합니다.

 

그래서 불교를 좀 이해하고자

인문학으로 접근하기 위해 읽기 시작한 책이

"붓다의 치명적 농담"입니다.

한형조 교수님은 어려운 불교의 이야기를

참 쉽게, 내가 좋아하는 수필적 감성으로, 구어체로 강의하셨네요.....

그래서 불교는 부처를 믿는 것도 아니고

종교라기보다는 인문학적, 철학적으로 다가가게 하는

돈오頓悟는 이미 우리가 생겨날 때부터 우리와 함께였다면

살아가는 방법인 점수漸修를 수행하라고 하는

생활의 지혜를(지혜라는 말도 의미는 없지만) 가르치는 학문인지 모릅니다.

어쩌면 "나 자신을 믿으라"는 말은 불교에서 온 것인가봅니다.

이책에서도 원효 스님과 의상 대사, 육조 혜능, 지눌 스님, 끽다거喫茶去 조주 이야기를 하셨는데요.

원효 스님에 대해서 공부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드네요.....

가까운 시일내에 낙산사도 다시 가봐야 겠습니다.

혹시 알까요... 제 눈에도 관음보살이 보일지......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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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본시 고요하고 평등한 것,

우리는 법계法界의 바닷가에서 모래성을 쌓고,

조각을 하며 장난치고 놀고 있는 아이들입니다.

그 놀이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도록 유의하십시오.

친구의 성을 빼앗기에 여념이 없던 아이들도,

해질 무렵 어머니가 부르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자기 모래성을 짓밟고,

저녁을 먹으러 달려가지 않습니까.

 

   - P 257 중에서 - 

 

 

부순 다음에는 세워야立겠지요.

그 주관적 가치의식이 깨어지고 깨어져나가도,

세상은 여전히 그대로라는 것입니다.

시냇물은 흘러가고,

창밖에 차소리는 들리며,

사람들이 무엇인가를 말하고,

또 들으며, 화를 내고 웃으며,

또 협상도 하고 협박도 하며,

사기도 치고 구걸도 하는 이 인간만사의 세상일들이

그대로 여여如如하게 들리는 것입니다.

혼란스럽고 적대적이었던 그 세계는

그러나 법들의 질서, 즉 연기법緣起法 위에서

유유히 흘러가고 있는 거대한 강 같은 것입니다.

거기 아무런 무질서나 혼돈이 없습니다.

세상이 혼란스럽고 개판이라는 생각은

혹시 그세상이 내가 원하는 대로 움직이지 않았던 탓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까.

 

     - P 328 중에서 -

 

 


붓다의 치명적 농담

저자
한형조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11-03-10 출간
카테고리
종교
책소개
비의의 안개를 헤치고, 벼락처럼 내리치는, ‘다이아몬드의 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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