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플러의 소소한 흔들림
설악산 주전골 본문
2018.11.4.(일), 설악산 주전골 산행
오색약수터에서 용소폭포까지 올라갔다가
내려왔다.
어쩌면 이번주가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마지막 주말일 것 같아서
다른 일 모두 마음 한켠에 미뤄두고 집을 나섰다.
아이들 시험준비가 신경 쓰이고,
엄마도 무언가 해야할 일이 있는 것 같지만
난 산으로 갔다.
바람이 불 때면 우수수 비처럼 떨어지는 낙엽을 맞으며
축복처럼 내리는 가을햇살 속을 걸었다.
나에게 몇번의 가을이 남아있는지 알 수 없지만
이런 축복의 시간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예전에는
가을이 상실의 계절이라고만 느껴서 쓸쓸하고 아쉬웠다.
그러나 지금 내가 느끼는 가을은
무더운 여름까지 성장을 위한 노고의 시간과
발전과 성공을 위해 달려온 가슴 벅찬 시간을 뒤로 하고
이제 여유와 휴식을 가질 수 있는 시간
그리고
겨울을 준비하는 행복한 시간이다.
자연이 여유를 만끽하는 시간이 가을이고
나에게도 행복하고 여유로운 지금이라고
그렇게 위로한다.
오전에 올라갈 때와
오후에 내려올 때의 풍경은 아주 다르다.
같은 독주암도 빛의 각도에 따라 다른 얼굴이다.
산에는 저녁이 빨리 찾아 온다.
오후 3시경, 산에는 저녁이 벌써 찾아왔다.
성국사 기와 지붕이
파란 하늘로 날아 오를 것만 같다.
다시 오색약수터 근처로 돌아왔다.
빨간 단풍에 오후의 햇살이 부서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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