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플러의 소소한 흔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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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OOKS

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포플러처럼 2013. 5. 22. 14:13


2013. 5. 16(금)


신경숙의 소설 "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짧은 이야기들 모음인데요

재미있고 가볍게 읽을수 있는 그러면서도 잔잔한 감동이 밀려오는 이야기 들입니다.


『안~주면 가나봐라~

그~칸다고 주나봐라~』

를 읽을 때는 배꼽을 잡았습니다.


상처를 받아본 사람들은 두 부류로 갈리잖아.

상처를 견디고 난 뒤 사람에 대해 더욱 희망을 갖는 쪽과

사는 게 다 그런 거지 체념하며 냉소적으로 사는 사람.

인간에 대한 호의와 선량함에 대한 기대 같은 걸 버리지 않은 사람만이 지니는

독특한 분위기가 K에겐 있지.

- p 155 ~ p 156 -


『Q와 A』

"아직도 가야할 길"이란 책 표지에 이런 말이 쓰여 있다.

'우리는 죽을 때까지 사는 법을 새로 배워야 한다.'

'막다른 골목을 마주했을 때,

혹은 절망의 벼랑 끝에 섰을지라도 바로 그 순간,

우리에겐 아직도 가야 할 길이 있음을 기억하십시오'

- p 171~ p 172 -


『바닷가 우체국에서』

바닷바람 속을, 오름의 바람 속을, 농원의 바람 속을...... 걷다보면

지금보다는 지난 일들이 투명하게 되비쳐오는 때가 잦아

나도 모르게 깊은 숨을 쉬곤 하지.

바람은 거울인지도 모르겠어.

어떻게 그걸 이겨내고 이 시간으로 오게 되었을까 싶은 일도 그냥 담담하게 떠오르곤 해.

오래 잊고 지냈던 사람들의 얼굴이 바람에 실려와 잠시 머무는 때도 있지.

그렇게 계속 걷다보면 이젠 생각이 과거를 지나 현재를 지나 미래로 뻗어나가지.

걷는다는 일은 온몸을 사용하는 일이잖아.

이곳에서 걷기 시작하면서

걷는 일은 운동이 아니라 휴식이 아니라

미래로 한 발짝 나아가는 일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더군.

그 어떤 일에 끝이란 없다는 생각도 들어.

내가 내 생태지를 떠나왔지만 그 주소를 아직도 선명히 기억하고 있다가

이 현재에 무엇인가를 자꾸 그곳으로 보내는 것처럼 말이야.

그래, 그런 것 같아

시간이 이렇게 흘러가듯이 모든 일은 끝없이 계속되고 있어.

작별도 끝이 아니고 결혼도 끝이 아니고 죽음도 끝이 아닌 거지.

생은 계속되는 거지.

제어할 수 없이 복잡하게 얽힌 채 다양하고 무질서한 모습으로.

- p 188 ~ p 189 -

 

나는 가끔 아주 오래전 기억 때문에

참을 수 없는 심정이 되곤 한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고

더욱 선명해진 기억이 

나를 참담하게 하기도 하고

절망하게도 한다.

잊기 위해 몸부림치는 기억은

왜 잊혀지지 않는지.....




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저자
신경숙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13-03-18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신경숙이 들려주는 스물여섯 개의 보석 같은 이야기!신경숙의 짧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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