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플러의 소소한 흔들림
요시모토 바나나의 "도마뱀" 본문
2015. 1. 17.(토), 도마뱀, 요시모토 바나나, 김옥희 옮김, (주)민음사
일본 작가 중에
내가 좋아하는 작가는
무라카미 하루키, 에쿠니 가오리, 요시모토 바나나, 오에 겐자부로 등
좀 더 올라가면 가와바다 야스나리..... 등
그 중에
요시모토 바나나의 단편집 "도마뱀"을 읽었습니다.
제목에서 파충류에 대한 거부감이 느껴져 별로 읽고싶지 않았지만
추위로 몸이 움츠러드는 겨울,
요시모토 바나나의 그 상쾌한 문장을 느껴보고싶은 충동으로 읽게 되었습니다.
이 작가를 예전에 좋아해서 몇권 읽긴했지만
느낌만이 남고 소설의 줄거리는 가물가물합니다.
도마뱀에는
1. 신혼부부
2. 도마뱀
3. 나선
4. 김치꿈
5. 피와 물
6. 오카와바타 기담
이렇게 여섯편의 단편이 실려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여섯 개의 변주곡"으로 출판되었다고 합니다.
그 제목처럼 어린시절의 상처든
다른 사람으로부터의 상처든
또는 내가 아내가 있는 사람을 사랑하여 다른 사람을 아프게 하여 생겨난 상처든
각각의 상처를 가지고
그 상처를 뒤로하고 치유의 시간을 거쳐
숙명과도 같이 인생의 궤도로 돌아오는 운명을 떠올리는 단편들입니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은 편의점 문학이라는 비평을 받기도 하지만
일본의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현대의 소녀들이 떠오르게 하는
그녀의 소설은
가볍게 읽지만 돌아보고 생각해보면
결코 가볍지 않은 삶의 궤적을 투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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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갖 특정한 장르에 초심자부터 프로까지 많은 사람이 마음을 쏟고 있고,
온갖 심오함이 있고,
고상한 기분부터 지독한 천박함까지 모든 것이 포함되어 있어서,
그럴 생각만 있으면 인간은 그것에만 매달린 채로
전생애를 살아갈 수가 있다....라는 것이다.
그것이 <도(道)>라는 것일 게다.
모두 그 어떤 <도>를 거쳐가고 싶어서,
그래서 살아 있는지도 모른다.
나도 그런 걸 바라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여러 장면들, 그때 느꼈던 여러 가지 기분,
같이 참여했던 사람들에 관한 것,
그 사람들과 했던,
여하튼 그저 필사적이었던 쾌락의 감촉.
자신이 물체가 되고 신체는 정신에 녹아들어 가는 듯한 그 시간.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하던 그 푸른 하늘.
빛, 푸르름.
그 모든 것에 떳떳하지 못하게 되어서 몸이 스러져갈수록 견딜 수 없어지던 대낮.
- p115 ~ 116, 오카와바타 기담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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