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플러의 소소한 흔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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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OOKS

달과 6펜스

포플러처럼 2014. 12. 17. 17:34

2014. 12. 17.(수), 달과 6펜스, 서머싯 몸, 송무 옮김, 민음사

 

이 책은 중학교 때 참 지루하게 읽었던 책입니다.

그런데 작년 여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한 "고갱전"을 보고와서

다시 읽어야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중학교 때는 너무 어리고, 인생 경험이 없어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았습니다.

이제 인생 중반을 넘어서 이 책을 읽으니

인간의 삶을 한발짝 떨어져서도 볼 수 있게 합니다.

재미도 한층 더합니다.......ㅎ

 

평범하게 살던 중산층의 중년 가장이

화가가 되겠다고 어느날 문득

가족과 직장과 사회적 지위를 모두 버리고

집을 나갑니다.

그는 얼마동안 빠리의 뒷골목을 떠돌며 그림을 그리다가

태평양의 외딴 섬 타히티로 갑니다.

그곳에서 숲속 오두막에 들어가

원주민 처녀와 결혼하고

그림에 몰두해서 살아갑니다.

그러던 중 문둥병에 걸려 눈이 먼채로

신비로운 영감의 그림을 오두막 벽과 천장과 바닥에 완성하고

죽음을 맞이합니다.

 

주인공 스트릭랜드가 실제의 고갱과 똑같은 삶을 산 것은 아니지만

고갱이라는 화가의 삶을 소재로 하여 쓴 소설

"달과 6펜스"

* 6펜스 : 영국의 가장 낮은 화폐로 유통되던 은화

제목에서 "달"과 "6펜스"는 서로 다른 두가지 세상을 상징합니다.

둘 다 둥글고 은빛으로 빛나지만

"달"의 달빛은 영혼을 설레게 하며 삶의 비밀에 이르는 신비로움으로

사람의 마음 속 욕망을 자극하고

영혼을 찾아 충동적으로 떠나게도 합니다.

그래서 달은 영혼과 관능의 세계, 본원적 감성의 삶에 대한 지향,

삶의 상징의 세계나 광적인 열정을 상징해왔습니다. 

반면에 "6펜스"는  돈과 물질의 세계,

천박하고 세속적인 가치,

사람의 타성적 욕망을 상징합니다.

 

스트릭랜드는 6펜스의 세계를 떠나

달의 세계에 안착하기 위해

가족을 버리고, 삶의 터전을 버리고,

안락을 버립니다.

 

 

스트릭랜드가 마지막까지

달의 세계에 안착하기 위해

눈이 먼 채로

오두막 벽과 천장과 바닥에 그린 그림은 아마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보았던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와 같은 그림이

아닐까 상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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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을 겪으면 인품이 고결해진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행복이 때로 사람을 고결하게 만드는 수는 있으나

고통은 대체로 사람을 좀스럽게 만들고 앙심을 품게 만들 뿐이다.

- p 90 (17)  -

 

당신 생각은 왜 그래?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아름다움이 해변가 조약돌처럼 그냥 버려져 있다고 생각해?

무심한 행인이 아무 생각없이 주워 갈 수 있도록?

아름다움이란 예술가가 온갖 영혼의 고통을 겪어가면서

이 세상의 혼돈에서 만들어내는,

경이롭고 신비한 것이야.

그리고 또 그 아름다움을 만들어냈다고 해서 아무나 그것을 알아보는 것도 아냐.

그것을 알아보자면 예술가가 겪은 과정을 똑같이 겪어보아야 해요.

예술가가 들려주는 건 하나의 멜로디인데,

그것을 우리 가슴속에서 다시 들을 수 있으려면

지식과 감수성과 상상력을 가지고 있어야 해.

- p 102(19) -

 

육체의 휘장은 속이 비쳐 보일듯이 투명했지만,

분명하게 보이는 그것이 딱히 영성(靈性)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얼굴에는 야수적인 관능이 어려 있었다.

하지만, 말이 안 되는 것 같기는 해도,

그의 관능성에는 야릇하게 영성이 어려 있는 듯했다.

그에게는 어딘지 원시성 같은 것이 있었다.

그리스인들이, 목신(牧神) 사티로스처럼,

반인반수(半人半獸)의 형상으로 의인화했던 자연의 불가해한 힘들을

그도 함께 나누어 가지고 있었던 것일까?

.

.

.

.

이 사람도 고통과 절망의 종말을 맞이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또다시 귀신에 홀린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악귀에 씌웠다고는 할 수 없었다.

그를 홀린 귀신은 선악이 존재하기 이전에 있었던

원시적인 힘이었을 테니까.

- p 138 ~ 139 (26) -

 

 

 


달과 6펜스

저자
서머싯 몸 지음
출판사
민음사 | 2000-06-2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달과 6펜스』는 서머싯 몸이란 일개 작가를 전세계에 타전한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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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갱의 그림들>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엄청 큰 작품이었습니다)

 

<자화상>

 

<언제 결혼하니?>

 

<타히티 해변의 여인들>

 

<황색 그리스도>

 

<부채를 든 여인>

 

 

 

 

 

<해변의 두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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